옛 어른들이 말씀하시기를 “모든 것은 생각할 뿐, 소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”라고 하여
평생 도자미술관 건립을 가슴속에 만 품고 살아왔습니다.
1973년, 일본 교토 대덕사를 방문하였을 때가 떠오릅니다. 대정호 찻사발을 두손으로 감쌌던 순간, 그 느낌은 아직도 생생합니다. 조금은 둔탁해 보이던 대정호 찻사발은 생각보다 가벼웠습니다. 찻사발을 눈으로 보고, 손으로 만지던 그 순간은 감동을 넘어 스스로에게 다짐을 하나 새겼습니다. “꼭 저 찻사발과 같은 사발을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감상할 수 있는 그런 미술관을 세우겠다”고... 그후 사십 년이 훌쩍 넘어서야 그 바램을 이루었습니다.
문경은 사회⦁지리⦁역사적으로 도자기와 연관이 깊은 고장입니다. 그리고 전통도자기의 명맥을 가장 힘 있게 잇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. 지난 70년 가까운 도예가로서의 삶이 도자역사의 산증인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이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.
이 도자미술관이 문경도자기의 변화된 모습과 다양한 찻사발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 되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도 감동을 줄 수 있는 도자미술관이 되기를 희망합니다.
2012년 4월 21일
도천 천한봉